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는 남자 자. 같은 시간 속에 이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로 2019년 2월 11일부터 3월 19일까지 jtbc에서 방영되었다.
줄거리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특별한 시계를 가진 한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시간과 인생의 의미를 그려낸 작품이다. 어린 시절 혜자는 바닷가에서 우연히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시계를 발견한다. 시계를 이용하면 과거로 돌아가 상황을 바꿀 수 있지만, 시간을 되돌린 만큼 자신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 나이를 먹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혜자는 이 시계를 함부로 사용하지 않으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마음속에 간직해 온 특별한 능력은 훗날 그녀의 인생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된다. 성인이 된 김혜자는 아나운서의 꿈을 키우며 살아가던 중 기자를 꿈꾸는 이준하를 만나게 된다. 준하는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인물로,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며 가까워진다. 하지만 준하는 가족과 현실의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혜자 역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던 중 혜자는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를 사용하게 되고, 그 결과 감당하기 어려운 변화를 겪게 된다. 어느 날 혜자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젊은 시절의 모습이 아닌 노인의 모습으로 변해 있다. 하루아침에 나이가 들어 버린 혜자는 자신이 꿈꾸던 미래와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달라졌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워한다. 가족들조차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혜자는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려 애쓴다. 한편 준하는 과거의 상처와 현실적인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며, 두 사람의 삶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노인이 된 혜자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조금씩 깨닫는다. 젊었을 때는 당연하게 여겼던 부모님의 사랑과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또한 기억과 시간이 지닌 의미를 되짚으며 자신이 살아온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드라마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혜자와 준하의 관계에 얽힌 진실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에게 뜻밖의 반전을 선사한다. 이 드라마는 단순히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의 이야기가 아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다르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인생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평범한 일상과 가족의 사랑,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되돌아보게 하며,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등장인물
김혜자 ( 김혜자/ 한지민 )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만 있는 취준생으로 성실한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 밑에서 긍정적이며 배려심 있게 성장했다. 그냥 지극히 평범한 25살 젊은이다. 철없이 보일만큼 명량하지만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컬크러시 한 면도 있고 그런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은 주제파악을 잘한다는 거다. 이준하(남주혁) 기자 지망생으로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경주마 같았던 모든 것이 과거형이 되어버린 남자다. 언론인 스펙은 기본에 훤칠한 외모와 슈트발 그리고 화면까지 잘 받는 반인반신급이다. 졸업과 동시에 언론사 3사에 최종 면접만 남은 언론고시 예비 3관왕. 금수저라는 소문과 다르게 중학교 때부터 안 해본 알바가 없다. 김영수(손호준) 혜자 오빠로 방송 크리에이터이다. 영수방송을 운영하는데 언제부턴가 1인 콘텐츠가 대세라며 매일 방구석에 처박혀 먹방 쿡방 겜방 등등 닥치는 대로 하는 중이다 모두들 그를 한심하게 쳐다본다. 아빠 ( 안내상) 혜자 아빠. 모범운전자 표창을 2번이나 받은 성실의 아이콘으로 장거리단거리 가리지 않고 모든 친절하게 모신다. 묵묵히 성실하게 살다 보면 보상까진 아니더라도 평범은 할 거라 믿는다. 엄마 (이정은) 혜자엄마로 미용실 겸 동네 사랑방을 운영 중이다. 파마는 동네 최고라 자부한다. 뒷감당을 못할 정도로 솔직하고 화끈한 성격이다 그래서 미용실엔 늘 뻥튀기 한 봉지 삶은 옥수수 한 바구니 들고 수다 떨러 사람들이 모인다. 김희원 노치원 홍보관 대표이다. 인생은 한방이라며 늘 쫓기듯 허덕이며 살아온 하루살이 인생이지만 꿈은 이뤘다. 실버산업이 미래 블루 오션이라는 믿음에 노치원 홍보관을 차려 소위 대박이 난 거다. 이현주( 김가은) 혜자의 모태 절친이다. 책가방대신 철가방을 선택한 중국집 배달부이다. 화교인 아버지가 차별받고 고생하는 것을 보고 자라서 그런지 염세적인 면도 있다. 윤상은(송상은) 혜자의 절친으로 목포의 눈물이 애창곡인 7년째 아이돌 지망생이다. 체질적으로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나뉘는데 상은은 가장 마음 약한 소음인이다.
부모와 자식의 역할 역전, 돌봄 속에 숨겨진 사랑의 의미
시작은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를 소재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작품의 마지막에 다다르면 결국 가족과 사랑, 그리고 함께 살아온 시간에 관한 이야기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특히 주인공 혜자와 아들 대상의 관계는 부모와 자식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여주며 가족이라는 존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부모는 자녀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많은 것을 책임진다. 아이가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아프면 밤새 곁을 지키며, 자녀가 성장한 뒤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마음을 쓴다. 하지만 자녀에게 부모의 사랑은 때로 너무나 당연한 일상으로 느껴진다. 매일 반복되는 잔소리와 걱정은 귀찮게 느껴지기도 하고, 부모가 자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왔는지 미처 깨닫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혜자는 이러한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젊은 시절의 혜자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며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고 아들을 키운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녀의 삶에는 수많은 기억과 사연이 쌓이고, 가족을 위해 보냈던 시간은 어느새 자신의 인생을 이루는 중요한 부분이 된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기억이 점차 흐려지면서 혜자와 가족의 관계는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변해간다. 특히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와 그런 어머니를 바라보는 아들의 관계는 이 작품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과거에는 부모가 자녀를 이해하고 보호하는 존재였다면, 이제는 자녀가 부모의 상황을 이해하고 돌봐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부모가 자녀를 알아보고 기억하는 것이 당연했던 일상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작품은 부모와 자식의 위치가 뒤바뀌는 과정을 통해 가족 안에서 돌봄의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준다. 현실에서도 부모가 나이가 들면 자녀가 부모의 건강과 생활을 살피고 일상을 함께 책임져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이때 자녀는 자신이 어릴 때 받았던 사랑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왜 그렇게 걱정했는지 알지 못했지만, 이제는 부모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먼저 살피고 작은 변화에도 마음을 쓰게 된다. 부모가 자녀를 돌보던 시간이 자녀가 부모를 돌보는 시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이 많이 났던 거 같다. 나도 자식이자 이제는 아이들의 부모이니 두 입장이 다 이해가 가면서 우리 부모님을 생각하니 감정이입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기억이 흐려진다고 해서 한 사람이 살아온 인생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가족이 함께했던 시간과 그 안에 쌓인 사랑은 기억을 온전히 떠올리지 못하는 순간에도 삶의 일부로 남는다.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은 이름과 얼굴을 정확하게 떠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 살아온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는 일이기도 하다. 결국 이 드라마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부모가 자녀를 돌보는 시간도, 자녀가 부모를 돌보는 시간도 언젠가는 지나간다. 그래서 지금 곁에 있는 가족에게 건네는 작은 말 한마디와 함께 보내는 평범한 하루가 더욱 소중하다. 우리는 부모의 사랑을 너무 늦게 이해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언젠가 역할이 바뀌는 순간이 찾아왔을 때, 그 사랑을 얼마나 따뜻하게 돌려줄 수 있을까. 《눈이 부시게》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영원하지 않기에 지금의 일상이 더욱 눈부시다는 사실을 조용히 전한다.